강원대학교 경영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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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低 업은 도요타 할인공세… 한국판매 5월 53%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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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날짜 : 작성일13-06-04 00:00 조회 : 60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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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일본 엔화가치 절하)를 등에 업은 도요타의 저가(低價) 공세가 한국에서 확실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도요타자동차가 지난달 차종별로 최대 700만원 할인 판매한 결과, 5월 판매 대수가 작년 5월 대비 53%, 4월보다는 128% 급등했다고 3일 밝혔다.

같은 기간 국산 5개사의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다. 현대·기아차 등 국산 업체들도 2014년형 신차를 서둘러 내놓으면서 가격표를 종전보다 20만~30만원 낮춰 걸고 있지만, 도요타의 폭탄 할인에 빛이 바래고 있다. 한국도요타는 6월 최대 할인 폭을 5월과 비슷하게 유지하는 한편, 캠리 3.5L(리터) 모델은 100만원을 추가한 400만원까지 깎아주는 등 여세를 몰아가기로 했다.

"엔저라 일본차 살 때" 기대 심리 노려

한국도요타의 지난달 국내 판매 대수는 1316대를 기록했다. 전달 기록이 576대였는데, 지난달엔 캠리 한 차종만 885대(하이브리드 포함) 팔렸다. 캠리와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 등을 300만원 깎아주고, 스포츠카인 하치로쿠(86) 등을 700만원까지 할인한 덕분이었다. 이병진 이사는 "지난달 대대적인 가격 프로모션 덕분에, 한국에 진출한 2009년 10월 이래 월 판매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와 도요타, 엇갈린 5월 실적 그래프

도요타는 이달에도 할인 공세를 계속하기로 했다. 4300만원짜리 캠리 3.5L 모델 가격은 400만원 깎아주고, 700만원씩 할인하던 하치로쿠와 벤자 등의 할인 폭도 그대로 유지한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할인은 본사(한국도요타자동차)와 각 딜러사들이 통상 반반씩 부담하고, 일부 차종은 본사가 대부분의 할인비를 지원하기도 한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지난해 초부터 국내에 수입되는 차량에 대한 결제 통화가 엔화에서 달러화로 바뀌었지만,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일본 본사 차원에서 지역별 판매 가격을 공격적으로 설정하는 것을 용인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엔저로 일본차 가격이 싸질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한몫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 싼타페와 캠리 사이에서 고민하다 캠리를 산 회사원 정모(31·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매장에 가서 '엔저라 차값 안 싸지나요'라고 물으니, 300만원이나 싸게 팔고 있다고 해서 선뜻 사게 됐다"고 말했다. 도요타와 마찬가지로 차값 할인 공세를 펴고 있는 혼다와 닛산의 올 1~4월 국내 판매량도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3%와 24% 증가했다.

대폭 할인 여력 없는 국산차는 고전

국산차 업체들의 분위기는 딴판이다. 현대차의 5월 판매량이 작년보다 0.2% 줄어든 것을 비롯해 업체별 감소(-) 폭은 기아차 3.1%, 한국GM 9.2%, 르노삼성 1.4% 등 쌍용차(+28.4%)를 제외한 4개사(社)의 5월 판매 실적은 모두 작년에 미치지 못했다.

기아차 주력 상품인 K5의 5월 판매량은 작년보다 44% 줄었다. 회사 측은 디자인을 소폭 변경한 '2014년형 올 뉴 K5'를 13일부터 판매하기로 결정하면서 가격을 최대 55만원 깎았지만, 내부에서조차 "파괴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우려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도요타 등 일본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수백만원씩 할인 경쟁을 벌이고 있어, 소비자의 관심이 모두 그쪽으로 쏠릴까 두렵다"고 말했다.

일본차 업체들의 할인 공세가 엔저 바람이 잦아든 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도요타·혼다 등이 캠리·어코드 같은 대중차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낮춤으로써 국산 경쟁 차종의 가격 인상 폭이 제한되고,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에서 연간 200만대를 파는 도요타에 1만대 남짓 파는 한국 시장은 보잘것없는 곳"이라며 "그럼에도 '전략적 요충지'로 삼는 것은 현대·기아차 같은 경쟁자들의 가격 인상 폭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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